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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제47권 1호 통권 532호) : 회원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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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0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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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산골 촌부의 변
 
곽 인 식 통일회원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으로 귀촌자들이 늘고 있다.
농촌에 깊은 관심을 갖고 30대까지는 농촌생활을 하다 도시에서 생활하다가 65세에 귀향해서 73세가 되었으니 거의 10년차가 되어간다. 그간 햇병아리 농부의 경험을 귀촌하시는 분들의 도움이 될까 해서 느낀 점을 열거해 보겠다.
첫째, 장화는 필수적이다. 뱀에 물릴리도 없고 발에 완전 제일주의가 된다.
둘째, 장갑도 꼭 필요하다. 사시사철 장갑을 끼고 일하면 손을 보호하게 된다.
셋째, 팔에 토시도 꼭 사용함이 좋다.
넷째, 보안용 안경도 눈을 보호하는데 일조를 하게 된다.
다섯째, 모자도 꼭 써야 한다. 보이지 않은데서 머리를 보호해 준다.
여섯째, 반바지, 반소매는 여름에도 금물이다. 꼭 긴 바지 긴소매의 옷을 입어야 한다.
일곱째, 손톱은 깍지 말자. 손톱은 깍지 않아도 일하면서 손톱이 달아서 깎을 여유가 없다.
이것이 외형상의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작은 일들이다.
귀농자들이 정신적으로도 중요한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인사 잘하기는 기본이다. 아파트에 살았거나 도시에서는 이웃 간에 인사를 안해도 큰 지장이 없으나 농촌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내가 사는 이웃마을에 서울에서 이름 있는 회사에 전무를 하신 분, 왈 「나는 거리에서고 차를 타고 가다가도 어른이고, 아이이고 "인사를 하니까 인사를 하는 사람"으로 통한다.」라는 그분의 말씀을 듣고 선견지명이 있으신 분이라 존경하게 된다. 순수한 농민은 배타적인 것도 배려해야 한다.
둘째, 귀촌자들은 인사를 잘해야 하며 외식이라도 가서 점심이라도 대접하고,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나누면서 베푸는 생활이 절실하다. 도시의 이웃은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사고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셋째, 반면에 원주민들도 귀촌자들을 내 이웃사촌인 만큼 따뜻하게 대하는 점도 깊이 배려해야 한다. 큰길가에서 우리 마을까지는 약 800m나 들어온다. 외지에서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슬그머니 버리는 족, 빈병, 캔류, 과자봉지, 빈담배갑을 마구 버리고 간다. 나는 리어카를 끌고 다니면서 쓰레기는 모두 수거해 태울 것은 태우고 우리 마을 쓰레기장에서 재 분리해서 넣는다.
농촌에 살면 이런 행복도 있다. 계사장에 가서 보면 닭들이 알 낳을 시기는 닭의 행동을 보면 안다. 3분 정도 기다리면 알을 낳는다. 알이 미처 엷은 액이 마르기도 전에 바로 먹는다. 이것은 도시에 어느 재벌도 이런 싱싱한 계란을 먹을 수 있을까? 그 뿐인가. 손수 고추를 따서 파를 뽑아 돼지고기에 썰어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어 마늘도 썰어 넣고 깨소금도 쳐서 참이슬 한잔 곁들이면 "서울이 좋다만는 나는냐 싫어 정든 땅 언덕 위에 문화집 짓고 낮이면 밭에 나가 길삼을 매고, 밤이면 사랑방에 컴퓨터에서 이 나라 농촌발전을 위해 오늘도 정처 없이 걷고 있다." 흥얼거리며 콧노래를 부르니 하루해가 저물어 간다.
두메산골 촌부의 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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